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주말이었습니다. 한바탕 비가 내린 뒤에야 비로소 더위가 가신 것 같군요. 주말 동안 완전히 늘어져 방 안을 뒹굴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역대 리그 우승, 준우승팀이 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자료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는 까닭에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리버풀에게 '프리미어리그'는 그야말로 애욕의 무대라 할 수 있습니다. 70~90년대까지 이어졌던 리그 독주 행진은 지난 1992년 프리미어리그 공식 출범과 함께 완전히 무너져버렸으니까요.

1970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 동안 리버풀이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횟수는 무려 11회.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17년 동안 무려 11회의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들의 라이벌인 리버풀을 압도해버렸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 역대 우승횟수 18회로 동률.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의 우승횟수에서는 11:0이라는 기이한 불균형이 탄생한 배경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그들 스스로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중요한 고비 때마다 리버풀의 발목을 붙잡는 어처구니 없는 무승부 그리고 패배의 반복은 그때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첼시, 아스날 등의 빅4 라이벌로 하여금 리버풀을 추격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곤 했습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지요. 리버풀은 다른 그 어느 팀보다도 적은 패배(2패)를 기록했지만 강등팀인 19위 미들즈브러와 똑같은 횟수의 무승부(11회)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가운데 절반의 경기에서만 승리를 거뒀더라도 리그 우승은 리버풀의 것이 되었을 겁니다.


각 팀별 우승, 준우승 횟수를 보면 리버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집니다. 리그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의 앞을 가로막은 팀이 비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뿐만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준우승 횟수만을 놓고 보더라도 리버풀과 뉴캐슬이 각각 2회로 동률. 그 위에는 리그 빅4 라이벌인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첼시 등이 버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블랙번 로버스와 아스톤 빌라가 각각 1회씩의 준우승 기록을 갖고 있군요. 블랙번과 같은 경우에는 리버풀조차 해보지 못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력도 있어 과거의 영광을 가늠케 합니다. 당시 블랙번에는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가 뛰고 있었더랬지요.

어쨌든, 리버풀은 지난 2004-2005 시즌에는 에버튼에 리그 빅4 자리를 내어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할 뻔 했던 리버풀을 구원해준 것은 '전년도 챔스 우승팀에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는 UEFA의 관련규정 덕분이었지요. 머지사이드 더비 때에는 아직도 이때의 일에 대한 에버튼 서포터들의 조롱 섞인 노래가 울러펴진다니 리버풀로서는 그야말로 잊고 싶은 기억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 0회. 준우승 횟수 2회. 믿기지 않지만 이것이 바로 리그 강호인 리버풀의 역대 성적입니다.

SOCCER: MAR 10 UEFA Champions League - Liverpool v Real Madrid

그럼에도 많은 축구팬들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계의 강자로 리버풀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 빅4를 상대로 보여주는 리버풀의 플레이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꾸준한 강세는 가히 강팀의 표본이라 불러도 좋을만큼의 임팩트를 지니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의 리버풀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그것은 '무관의 제왕'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리버풀에게 있어 다음 시즌을 비롯한 앞으로의 매 시즌은 화룡점정일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리버풀에게 부족한 것은 오직 '우승 트로피' 뿐입니다. 그것마저 리버풀의 손에 쥐어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재밌는 축구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morison
    2009.06.29 17:28

    역시 맨유네요... 그렇지만 아스날의 무패 우승도 정말 빛나보입니다.
    이번 시즌은 리버풀의 우승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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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설이 뜬 알론소와 마스체라노, 아르벨로아 등을 잡아둘 수 있느냐, 또 보낸다면 그들의 대체자를 구할 수 있느냐에서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스쿼드가 얇은 것이 리버풀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그런 의미에서의 보강도 필요한 여름 이적시장이겠습니다.

  2. 바람구멍
    2017.01.12 01:39

    사실 제.대.로 레즈더비(리버풀vs맨유)를 알아보면 서로 클럽칼러가 레드인 것 말곤 없는 어거지 더비죠ㅎㅎㅎ 리그를 독식하고 리버풀에게 쓴맛만 본 맨유가 퍼거슨을 영입하고 난 후 맨유가 잘 풀린거죠. 이때가 전성기! 퍼거스나이티드 시절... 그만큼 맨유는 퍼거슨이 있기전, 있을때, 또 다시 없는 지금으로 나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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